썸원레터

💭 '두려움'이 아니라, '즐거움'이 사람을 바꾼다는 믿음으로…

damdam5823 2025. 6. 24. 14:20

1. 여주ID야구단을 창단하기 전, 선수를 모집할 때 여러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고 개별 면담도 했다. 그때 내가 느낀 것은 학생들의 얼굴이 밝지 않았고, 부모들도 근심 걱정이 가득했다는 것이다.

2. 학생들은 야구를 잘하고 싶은데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고 했다. 어떤 스트레스인지 물어보니 폼에 대한 스트레스, 러닝에 대한 스트레스였다.

3. ‘그런 부분들은 이 야구단에 오면 바로 해결될 테니 걱정하지 마라. 만약 감독이 그 부분을 안 지키면 내가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고 했더니 학생들의 표정이 (금세) 밝아졌다.

4. 쉽게 얘기하면, 그동안 야구를 잘 못하던 학생들이 모인 것인데, 이곳에 온 아이들의 목적은 명확했다. 스트레스를 안 받고 즐겁게 야구를 하고 싶은 것. 그리고 게임에 더 많이 출전하는 것.

5. 2021년 3월 12일, 여주ID야구단의 첫 연습 게임이 있는 날. 게임 결과는 ID 야구단이 졌다. 하지만 결과만으로 얘기할 수 없는 게 있다.

6.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ID야구단에선 3명의 선수가 홈런을 기록했다. 학부모 중 한 분은 지금까지 아들이 야구를 하면서 저렇게 시원하게 스윙하는 걸 본 적이 없는데, 한 달 만에 저런 스윙을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더군다나 이 학생은 고등학교 내내 홈런을 쳐본 적이 없었다.

7. 게임을 보는 나도 놀라웠다. (그리고) 나는 확신한다. 어린 야구선수들은 환경만 바꿔줘도 잘할 거라고. (물론) 내가 말하는 환경이란, 시설이나 물질적인 부분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하는 것이다.

8. 스포츠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첫째다. 즐거운 마음으로 야구를 하면 실력은 금방 늘 것이다.

9.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고등학교 야구팀은 행복함보다는 긴장감을 더 주려고 한다) 실수하면 혼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 속에서 게임을 하니 본인들이 가진 능력을 100% 발휘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10. (언젠가) ID야구단 선수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이전 학교에서 야구할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이었는지. 한 선수는 이렇게 말했다. “감독님, 코치님이 너무 싫었습니다”

11.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싫었느냐고 물어보니, “부모님 앞에서 (못한다고) 욕할 때"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12. 나는 (여전히) 믿고 있다. (긴장감과 욕설로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학창 시절에 야구를 즐기면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아이들이 가진 잠재력은 좋은 방향으로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그 결과, 더욱 뛰어나고 훌륭한 야구 선수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13. 비합리적인 것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약자의 편에서 같이 고민하고, 인간을 존중하는 마음을 기본적으로 가진다면, 아무리 사다리 게임 같은 인생이라도 언젠가는 좋은 결과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 썸원레터 (2022-08-27) [원문](이지풍, <뛰지 마라, 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