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은 사람들에게 어딘가에 튼튼하게 두 발을 디디고 서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런데 (요즘) 많은 사람들은 가족 사이에서마저 이런 느낌을 가지고 있지 않다.
2. 이는 연인끼리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젊은이들의 사랑 없는 섹스를 한탄하곤 했는데, 이젠 그들 사이에는 아예 섹스조차 하지 않는 경향이 갈수록 늘고 있다.
3. (미국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개인주의는 50년의 세월 동안 (세상을) 지옥으로 바꿔놓았다. 그리고 이 개인주의는 4가지의 사회적 위기를 낳고 있다.
4. 첫 번째는 ‘외로움의 위기’다. 현재 45세 이상 미국인 가운데 35%는 만성적으로 외롭다. 특정한 한 해를 기준으로 1년 동안 미국인 중 8%만이 이웃 사람과 중요하고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고 응답했다.
5. 미국공중보건부대에서 의무감을 지낸 비벡 머시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이렇게 썼다. “내가 환자를 진료할 때 가장 흔했던 질환은 심장병이나 당뇨병이 아니라, 외로움이었어요”
6. 이러한 고립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리적-사회적-도덕적 비용은 어마어마하게 크다. 1999년 이후 미국의 자살률은 30%나 늘었고, 이 고약한 현상은 청년층에 특히 더 강하게 불어닥쳤다.
7. 2018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미국인의 평균 수명이 3년 연속 감소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정말 놀라운 추세다. 풍족하고 결속력 있는 사회에서 수명은 점점 늘어나는 것이 정상인데, 오늘날 미국인의 수명은 자살, 약물 과다 등 ‘절망의 죽음’으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죽음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사회적 고립에서 비롯된다.
8. 두 번째 위기는 ‘불신의 위기’다. 이전 세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기 희생을 바람직한 것으로 여겼다. 자기가 조직에 봉사하면 조직도 그만큼 자기에게 보답한다고 믿었고, 실제로도 그랬기 때문이다.
9. 하지만 여론 분석 전문가, 폴스터 얀켈로비치가 이미 수십 년 전에 지적했듯이, 이런 주고받는 관계는 이미 깨지고 없다. 지금은 (먼저) 줘 봐야 그게 개인이든, 조직이든 가지기만 할 뿐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주고받는 호혜의 관계는 이미 사라지고 없으며, 사람들은 이웃과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며 공적 기관들에게는 신물을 낸다.
10. 미국의 모든 연령 집단이 과거에 비해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 정도가 낮은데, 이런 현상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바로 사람들을 그만큼 덜 신뢰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인식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이 나빠지고 있다.
11. 우리가 마주하는 인간 관계의 질은 예전보다 더 나빠져 있고, 불신은 불신을 낳는다. 사람들은 이런 불신 속에서 결국 자기가 의지할 사람은 자기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
12. 세 번째 위기는 ‘의미의 위기’다. 사람들이 뇌에 대해 예전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음에도 우울증을 포함한 여러 정신 건강 문제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우리 시대의 놀라운 사실이다. 게다가 이 현상은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2012년에는 청년들 중 5.9%가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지만 2015년에는 이 수치가 8.2%로 늘었다.
13. (원인으로) 스마트폰을 한 가지 이유로 들 수 있겠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목적을 잃어버렸다는 점 또한 이유로 들 수 있다. 사람들에게 인생의 신비로움을 자기 나름대로 정의해 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말도 못할 것이다.
14.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이 힘든 순간에 마주했을 때, 자기 인생의 의미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자기만의 매력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
15. 네 번째 위기는 ‘부족주의의 위기’다. 극단적 개인주의로 발가벗겨지고 외톨이가 된 사람들은 자기 부족으로 회귀한다. 즉, 개인주의는 부족주의로 이어진다. 철학자 안나 아렌트는 이렇게 썼다. “외로움이 테러의 기반”이라고.
16. 자유 기고가, 나빌라 재퍼는 많은 과격분자들이 테러 집단인 IS에 가담하는 이유를,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없는 소속감을 IS에서는 주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IS에는 그들에게 순교자라는 영웅이 되는 길(=영웅 서사)을 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17. 그렇게 (뒤틀린) 부족주의는 애착 관계에서 분리된, (그렇게 고립된) 개인을 괴물로 만들어버린다.
- 썸원레터 (2022-09-04) [원문](데이비드 브룩스, <두 번째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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